전통적인 국적 중심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엑스테리토리얼’이라는 개념은 세계 영상 콘텐츠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서 국가에 얽매이지 않는 다국적 서사와 뭇국적적 정체성을 갖춘 작품들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넷플릭스의 엑스테리토리얼 영화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제작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현재와 미래 영화 트렌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국경을 넘는 이야기 구조의 특징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엑스테리토리얼 영화들은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은 다층적 이야기 구조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인물들은 하나의 문화나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배경과 정체성을 지닌 채 서사를 끌고 갑니다. 이러한 영화들은 자연스럽게 이민, 망명, 디아스포라, 다문화성과 같은 현대적 주제를 중심에 놓게 됩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트리플 프런티어(Triple Frontier)>는 남미를 배경으로 미국 출신 전직 특수부대원이 주인공이지만, 이야기 전개는 미국 내 이야기보다 훨씬 넓은 지리적, 문화적 경계를 넘나듭니다. 한편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Beasts of No Nation)>은 아프리카의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국적 없음’이라는 모티프를 강조하며 엑스테리토리 얼 적 서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시청자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국가의 정체성보다 인간 개인의 경험과 감정에 더 집중하도록 이끕니다. 이는 글로벌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넷플릭스가 특히 강조하는 서사 전략 중 하나입니다.
국제 제작 시스템과 다국적 인력 활용
넷플릭스의 엑스테리토리얼 영화들은 그 제작 방식부터 전통적인 할리우드 중심 시스템과 차별됩니다. 단일 국가 자본이 아닌, 다국적 자본과 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제작되며, 현지 촬영 및 지역 출신 배우를 적극 활용합니다. 이 방식은 제작비의 효율성뿐 아니라, 서사에 대한 신뢰도와 현실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더 킹: 헨리 5세(The King)>는 영국 왕실을 다룬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며 출연진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로 구성됩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주요 영화제 수상 감독이나 신흥국가 출신 인재들과 협업하며, 기존 제작국가 위계질서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어 혼합, 다중 로케이션, 복합 문화 코드는 단일 국가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정체성 재구성과 포스트국가적 시선
엑스테리토리얼 영화의 본질은 결국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는 데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철학을 영화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국경 자체의 의미를 재해석하려는 시도입니다. 넷플릭스의 <로마(Roma)>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인공은 토착민 여성이며, 영화는 멕시코의 계층적, 인종적, 역사적 맥락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간 경험을 담아냅니다. 이는 ‘국가’라는 개념이 점점 더 개인의 삶을 설명해주지 못하는 시대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는 다양한 문화 속에서 성장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성합니다. 이들은 단일한 민족국가 서사에 공감하지 않으며, 오히려 혼합적, 이동적인 삶에 더 가까운 이야기에 반응합니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세대와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하며, 엑스테리토리얼 영화를 통해 ‘소속되지 않음’의 미학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엑스테리토리얼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국가 중심의 시청 관습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이야기, 다국적 제작, 그리고 포스트국가 시대의 정체성 탐색은 모두 오늘날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 잘 맞물리며, 새로운 영화 미학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국적 없는 서사와 혼합적 문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